“2035년엔 배양육이 진짜 고기 대체…국내 대응책 필요”
입력 : 2019-12-11 00:00
수정 : 2019-12-10 14:55

미래축산포럼 정책토론회

동물 줄기세포로 만든 인조육 국내 도입 예상보다 빠를 듯



배양육이 전통 육류를 대체할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축산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배양육은 살아 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조고기로, 일명 ‘실험실 고기’라고 불린다.

최근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정책적 제안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2019 미래축산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이학교 전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는 “축산업이 지속가능하기 힘들 수 있다”며 원인 중 하나로 배양육을 지목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미국 싱크탱크인 ‘리싱크엑스(RethinkX)’가 발표한 보고서를 들었다. 보고서는 배양육 대중화로 2035년엔 쇠고기와 유제품 수요가 기존보다 80~9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배양육이 예상보다 빨리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가축 매몰처리 과정이 연일 언론을 타며 유사고기를 상상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축전염병과 살처분 탓에 축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늘면서 배양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배양육은 가축을 사육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가축전염병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김민경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역시 “대체육 가운데 배양육의 식감이 고기와 가장 비슷하다”며 “배양육 생산비용이 점차 하락하고 있어 더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2013년 네덜란드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만든 배양육 햄버거의 가격은 높은 생산비 탓에 한개에 33만달러(약 3억7000만원)에 달했지만, 이후 생산비는 차츰 낮아져 최근엔 한개에 11달러(약 1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업계는 2021년이 되면 배양육 햄버거가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축산업계는 이런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결과제로 ‘국내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꼽았다. 김 교수는 “식품안전성 향상, 즉 질병 없는 축산업을 만들어야 한다”며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 축산업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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